탈모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흔한 고민 중 하나로, 단순히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으로만 치부되기 쉽지만, 그 유형과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각기 다른 증상 양상을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앞머리가 점점 올라가고, 또 다른 사람은 정수리 부분이 얇아지며, 또 어떤 이는 동전 크기의 원형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의 차이는 단순한 개인차가 아니라, 탈모의 유형에 따라 발생하는 생리학적, 병리학적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탈모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치료와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각 탈모 유형의 증상 특징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본 글에서는 대표적인 탈모 유형별로 어떤 증상 차이가 존재하는지, 그 발생 메커니즘과 함께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드로겐성 탈모: 유전과 호르몬이 만든 전형적 형태
안드로겐성 탈모(Androgenetic Alopecia)는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탈모 유형으로, 흔히 ‘남성형 탈모’ 또는 ‘여성형 탈모’로도 불립니다. 이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 특히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작용과 유전적 요인이 결합되어 발생합니다. 남성의 경우, 안드로겐성 탈모는 주로 이마의 M자 부위부터 시작해 정수리 방향으로 점차 진행됩니다. 초기에는 앞머리가 서서히 후퇴하면서 헤어라인이 올라가고, 이후에는 정수리 부분의 모발이 얇아지면서 모발 밀도가 감소합니다. 이 과정은 대개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다 결국 빠지게 됩니다. 이때 기존 모발과 탈모 부위의 모발 두께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두피가 점점 드러나 보이지만 두피에 특별한 염증이나 통증은 동반되지 않습니다. 여성의 경우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이마 라인의 후퇴보다는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전반적으로 얇아지며 가르마가 넓어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를 ‘루드윅 패턴’이라고 하며, 전체적으로 숱이 줄어들고 머리를 묶었을 때 두께가 얇아진 것을 통해 자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 안드로겐성 탈모는 남성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완전한 탈모보다는 모발의 질적 변화가 더 두드러집니다. 안드로겐성 탈모의 핵심 증상은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며, 성장기 모발이 줄고 휴지기 모발이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두피가 점차 노출되며, 다른 탈모 유형에 비해 통증이나 가려움 등의 부가 증상은 거의 없지만, 정서적인 스트레스는 큰 편입니다. 유전적 소인을 기반으로 하며, 빠르면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원형 탈모: 갑작스럽게 생기는 경계 뚜렷한 탈모
원형 탈모(Alopecia Areata)는 면역계의 이상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이 유형의 탈모는 그 이름 그대로 ‘원형’ 또는 ‘타원형’의 경계가 뚜렷한 탈모 반점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증상은 대부분 두피에 동전 크기의 탈모 부위가 하나 생기면서 시작됩니다. 빠진 부위는 비교적 매끄럽고 붉은 기운은 없으며, 가려움이나 통증보다는 이물감이나 따끔거림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통증 없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인지하게 되며, 하루아침에 머리카락이 한 줌씩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초기에는 단일 부위에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탈모 부위가 다발성으로 늘어나거나, 두피 전반으로 퍼지는 전두탈모, 심한 경우 눈썹, 속눈썹, 체모까지 모두 사라지는 전신탈모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진행 속도와 범위는 환자마다 크게 다르며, 예측이 어렵고 재발도 잦은 편입니다. 특히 원형 탈모는 자가면역 질환과의 연관성이 높아, 갑상선 질환, 아토피, 비타민 D 결핍, 철분 부족 등 전신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피부 외적인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며, 내부 면역 균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탈모 유형과 달리 원형 탈모는 갑작스럽고 급격하게 발생하며, 경계가 명확한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회복 시에는 탈모 부위에 가늘고 흰색의 모발이 자라나기 시작하며, 이 과정에서 가려움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치료는 면역 조절을 목표로 한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나 면역 억제제 투여, 자가혈 주사(PRP) 등의 방법이 활용됩니다.
휴지기 탈모와 흉터성 탈모: 증상의 양상과 지속성 차이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는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 수술, 출산, 갑작스러운 다이어트, 약물 복용 등 외부 자극으로 인해 모발이 정상 생장기에서 휴지기로 전환되며 발생하는 탈모입니다. 이는 탈모 유형 중에서도 비교적 흔하고, 대부분 일시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휴지기 탈모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부위에 집중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머리카락의 밀도가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또는 베개에 머리를 댔을 때 머리카락이 다량으로 빠지는 것을 통해 자각하게 됩니다. 보통 하루 100~150가닥 이상 빠지는 상태가 수주 또는 수개월 지속될 수 있으며, 가르마가 넓어지거나 머리숱이 갑자기 줄어드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휴지기 탈모는 근본 원인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지속적인 자극이나 만성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안드로겐성 탈모로 이행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스트레스 관리와 영양 균형이 핵심입니다. 반면 흉터성 탈모(Scarring Alopecia)는 보다 심각한 상태로, 염증이나 외상, 감염, 자가면역 반응 등으로 인해 모낭이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경우 두피에는 반흔(흉터), 홍반, 통증, 농포 등의 피부 변화가 동반될 수 있으며, 두피가 딱딱해지거나 색이 변색되는 등의 외관상 변화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흉터성 탈모는 초기에 진단하고 염증을 조기에 억제하지 않으면, 모낭이 섬유화 되어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특히 루푸스, 림프구성 탈모, 여포염 등과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과 관련이 깊으며, 단순 탈모와의 감별이 중요합니다. 요약하자면, 휴지기 탈모는 광범위하고 회복 가능성이 높은 반면, 흉터성 탈모는 국소적이지만 회복이 어렵고 진행 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탈모로, 각각의 증상과 진행 양상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탈모는 단일 질환이 아닌, 매우 다양한 원인과 메커니즘에 따라 분류되는 복합 질환입니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과 호르몬 영향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원형 탈모는 면역계 이상으로 인해 갑작스럽고 경계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휴지기 탈모는 일시적이고 광범위하게 빠지며, 흉터성 탈모는 염증성 손상으로 인해 영구적인 탈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탈모 유형별 증상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감별할 수 있어야, 올바른 치료 방향을 설정하고 조기 대응이 가능합니다. 증상이 발생했다면 자가 판단보다는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탈모 유형을 정확히 진단받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