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는 초고층 빌딩과 화려한 쇼핑몰, 역사적인 와이탄(외탄) 등으로 전 세계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의 묘미는 유명한 명소 뒤편에 숨어 있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장소들을 발견하는 데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하이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유명하지만 관광객에게는 생소한 히든 스팟 3곳을 소개합니다. 복잡한 도시 속에서 여유를 찾고, 진짜 중국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장소들을 반드시 체크해보세요.
1. 루쉰공원 인근의 차이나 북마켓 – 지식인들의 보물창고
상하이 북쪽 훙커우구에 위치한 루쉰공원은 문호 루쉰의 묘가 있는 역사적인 공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진짜 히든 스팟은 바로 공원 외곽에 자리한 ‘차이나 북마켓’입니다. 이곳은 현지 지식인들과 책 애호가들이 몰리는 중고서점 밀집 지역으로, 작은 골목 사이에 다양한 테마의 서점이 모여 있어 ‘중국식 북촌’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곳을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이곳을 찾으면 진짜 상하이 지성인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고서적, 철학서, 희귀 예술서적은 물론, 중국 근대사를 다룬 자료와 문화혁명 시기의 포스터 컬렉션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일부 서점에서는 직접 차를 끓여주는 작가 겸 주인장이 있어, 차를 마시며 독서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합니다. 중국어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책을 둘러보며 느껴지는 공간의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한 영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간이 책방이 인도변에 열려 거리 전체가 작은 책 축제로 변하며, 이곳의 독특한 분위기를 경험하려면 오전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2. 취푸루(七浦路) 시장 – 진짜 ‘메이드 인 상하이’를 만나다
상하이에서 쇼핑이라고 하면 대부분 난징루나 신톈디, IFC몰 같은 고급 상업 지구를 떠올리지만, 현지 상인들과 디자이너들이 진짜 쇼핑의 보물창고로 꼽는 곳이 바로 취푸루입니다. 이곳은 관광객들보다 상하이 현지 도매상들과 온라인 셀러들이 몰리는 대형 패션 도매시장으로, 건물 내부에 수천 개의 상점이 밀집해 있어 수제 의류, 악세서리, 핸드백, 원단 등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의 진가는 ‘협상’에 있습니다.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곳이기에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취푸루에서 사지 않으면 손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영어가 잘 통하지는 않지만 간단한 바디랭귀지와 계산기로 충분히 가격 협상이 가능하며, 2층과 3층에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부티크 매장들도 있어 단 하나뿐인 옷을 주문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에게는 다소 혼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짜 로컬 상하이의 생동감이며, 패션과 트렌드에 관심 있는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보물창고가 될 수 있습니다. 실내 시장이기 때문에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하루 종일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3. 장완(长湾) 수변공원 – 도시 속 느림의 미학
상하이의 황푸강 강변은 번화한 야경과 유람선으로 유명하지만, 강북 지역의 장완 수변공원은 아직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힐링 스팟입니다. 이곳은 과거 공업지대였던 지역을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로,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입니다. 공원 내부에는 강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길게 이어져 있으며, 중간중간 카페와 작은 북카페, 디자인숍이 자리하고 있어 마치 유럽의 복합문화공간을 연상시킵니다. 저녁 무렵이 되면 현지 주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거나, 커플들이 벤치에 앉아 황푸강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그 자체로 ‘로컬 라이프’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공원 한쪽에는 야외 갤러리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계절마다 다른 테마의 설치미술이나 지역 예술가의 전시가 열리며, 사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여행 중 복잡한 도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연과 조용히 교감하고 싶다면 장완 수변공원은 최고의 선택입니다. 지하철 12호선이나 10호선을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교통도 편리한 편입니다.
상하이는 단순히 고층빌딩과 유명 관광지로만 이루어진 도시가 아닙니다. 오늘 소개한 히든 스팟 3곳은 관광객의 시선에서 벗어나 상하이의 진짜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들입니다. 역사, 문화, 일상, 그리고 도시 재생의 현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이 공간들은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도, 로컬 감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최적의 코스입니다. 다음 상하이 여행에서는 지도에 없는 장소를 찾아 떠나보세요. 여러분의 여행이 한층 더 깊어지고, 특별해질 것입니다.